메멘토모리(memento mori)
메멘토모리는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삶과 늘 함께이지만 이상하게도 멀게만 느껴지는 죽음입니다.
2020년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4월 초에 시어머님이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기에 남편은 사랑하는 어머니와 마주하고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금도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가는 길 위에서 남편이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우리.. 꽃 보라고 지금 가셨나 보다."
이 말 한마디가 마음에 콕 와닿았어요..
코로나19는 기저질환자가 특히 위험하다고 해서 중증 천식 환자인 저는
당시 집 밖은 위험하다며 외출을 하지 않고 있었기에
바깥세상에 꽃이 피는지~ 날씨가 어떤지조차 무감하게 지내고 있었거든요.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도로 옆에 피어있는 어여쁜 벚꽃이 그렇게 슬퍼 보이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어머님을 추억하면서 동시에 늘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 의사를 정확하게 문서로 남기려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하러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기관을 검색을 하여 방문하였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 메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작성 가능 기관 click.)
많은 사람들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하면
갑자기 쓰러지거나 사고를 당하면 치료를 안 해주는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 의료진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ㅎㅎ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의학적으로 임종 단계(가망이 없는 상태)에 넘어갔을 때에 적용되니 안심하세요!
그리고 사전연명의의향서 작성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본인 확인을 위해 반드시 신분증을 들고 가셔야 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9세 이상의 사람이 임종 단계를 가정하여 연명의료에 대한 자신의 의향을 밝혀두는 문서입니다.
연명의료계획서
-말기환자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담당의사와 함께 연명의료에 대한 사항을 계획하여 남겨두는 문서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절차
-본인확인(신분증 지참) → 1:1 상담, 관련 사항 숙지 후 작성
→ 등록 및 효력발생(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 등록 후 법적효력발생)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법률에서 정한 연명의료입니다.
임종과정이 되면(가망이 없는 상태) 저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및 그밖에
담당의사가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의학적으로 판단되는 시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단, 영양공급(콧줄 이용), 물 공급, 산소 공급,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는 계속 받게 됩니다.
등록기관에 방문하기 전에 생각하기를...
종이 문서에 사인할 거라고 여겼는데,
종이 문서는 상담사가 1:1 상담할 때만 사용했습니다.
상담을 마친 후 사진 속 전자 패드에 서명을 하면 끝!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시스템에 등록되면 휴대폰으로 문자가 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시스템에 등록되면 의향서 효력이 발생되지만,
개인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도 갖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때 신청하면 2~3개월 뒤에 받을 수 있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앞면입니다.
개인 정보는 모두 가렸습니다.ㅋ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뒷면입니다.
현재 이 등록증은 제 지갑 속에 있습니다.
등록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변경하고 싶거나 철회하고 싶을 때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등록기관에 방문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등록증까지 받고 나니 웰다잉을 위한 큰 준비를 마친 기분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기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같은 기록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이상,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모든 순간을 충실하게 보내고 싶은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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