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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아무도 좋아할 수 없는 신기록

by 에스델 ♥ 2013.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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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들의 하굣길에 책가방을 들어주었는데,

평소보다 아주 무거웠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동안 공부했던 과목 중에서 교과과정이 끝난 

과목을 집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에 돌아와서 책과 공책들을 책가방에서 꺼내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다 끝낸 교과서의 정리를 마치고

다 쓴 공책들은 따로 모아서 분리수거를 하려고 살펴보는데...

공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사용한 받아쓰기 공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준이가 1학년 때는 집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직접 하게 했었는데,

2학년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집에서 연습한 적이 없어서 

그동안 준이의 받아쓰기 실력이 어떠한지 궁금한 마음에 공책을 한 장씩 넘겨보게 되었습니다.





공책을 펼쳐보니~ 보기에도 뿌듯한 별표를 받은

아들의 받아쓰기 100점이 !


(※참고로 별표는 띄어쓰기까지 완벽할 때 받는 표시입니다.)

참잘했어요


집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잘하고 있는 모습에 정말 감동의 물결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저의 마음은 받아쓰기 공책의 마지막 한 장을 남겨둘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받아쓰기 공책의 마지막 한 장을 앞둔 페이지입니다.


80점을 본 순간...

"그래 ! 80점도 맞을 수 있는 거야!" 하는 마음이 생겼고,

생각중

바로 옆 40점을 보는 순간에는...

악

"아니~ 이게 뭐야?"

"럴수 럴수~ 이럴 수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준아! 받아쓰기 점수가 이게 뭐니?" 라고 

아주 차분하고 조용한 어조로 방긋 웃으며 물어보았습니다.


이렇게 물어본 이유는 아들의 말을 들어보고~

앞으로는 받아쓰기 교육을 스.파.르.타 식으로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나름의 마음가짐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질문에 준이가 아주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엄마! 그거 신기록이에요!"


"뭐?"


"내 받아쓰기 시험 점수 사상 최저의 점수거든요!"



너무도 당당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아들의 모습에 저는 웃고 말았습니다.

우하하


아무도 좋아할 수 없는 신기록을 세워놓고 저토록 당당하다니~

역시 "넌 너무 멋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준이입니다.

어떠한 결과든지 당당하게 마주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너무나 마음에 드는 아들입니다.

(엄마로서는 점수에 연연하게 되지만....ㅠㅠ)


저는 준이에게 말했습니다.

"아들~ 최저의 신기록 수립을 축하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최.저.의 신기록은 안 세웠으면 좋겠구나~~~~ 알았지?"


준이의 "예!"라는 대답으로 신기록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받아쓰기 교육은 스파르타식이 아닌 앞으로도 쭉 아테네식인 걸로...


이상,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아들의 성적에 너무나 신경이 쓰이는 에스델이었습니다.





※P.S 내일부터 일주일간 포스팅을 쉽니다.

이유는 시부모님이 오신답니다.^^

일주일간 열심히 밥하다가 돌아오겠습니다.

12월 첫주에는 못뵙겠네요...

모두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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