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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추석 에피소드

by 에스델 ♥ 2015.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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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TV에서 명절 증후군 이야기가 한창 일때

남편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명절 증후군같은거 없지?"


("그럴리가요~~~~~")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어도

제가 남편의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자 남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명절증후군은 조금만 있는 걸로."


추석은 이미 지나갔지만 저는 오늘

추석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시어머님의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그동안 같이했던 음식 장만을 혼자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시어머니는 각자의 살림은 각자가 해야 한다며 

제가 시댁에 가더라도 음식 만들 때 돕는 정도만 하게 하시고 전담하게 하시진 않으셨거든요.

그런데 시댁에 도착해서 주방을 보니 전이 마련되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전을 보고 깜짝 놀란 저는 "어머님, 제가 와서 다 할 텐데, 어떻게 만드셨어요?"

"네가 힘들까 봐 마트에서 전을 맞췄다."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며느리가 힘들까 봐 전을 주문하셨다는 말씀에 뭉클했습니다.

(아프신데도 며느리 걱정을 하신 그 마음이 감동이었습니다)


▲마트에서 어머님이 사 오신 전입니다.




올 추석엔 시어머님도 아프시고 해서 시댁에만 머물다 서울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친정에는 미리 그렇게 말씀을 드렸고요.

그런데 친정엄마가 시댁으로 음식을 잔뜩 만들어서 깜짝 방문하셨습니다.

※시어머니가 아프셔서 음식을 전혀 못하시니 걱정이 된다면서...

("엄마~ 저 굶지 않아요." ㅋㅋ)


깜짝 방문을 해주신 친정엄마는 사진에 보이는 아이스박스 3개에 각종 음식을 꽉 채워서

 평소에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를 명절이라 2시간 40분 걸려서 오셨습니다.



▲비닐 봉투에 담겨 있는 엄마가 직접 만드신 전입니다.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산적과 준이가 좋아하는 새우전까지 종류별로 골고루 만들어서 오셨어요.

(추석 연휴 동안 전을 쭉~ 일관성 있게 계속 먹은 건 안 비밀)



▲국도 소고기뭇국과 탕국 2가지 종류를 끓여 오셨습니다.




▲엄마가 만들어 오신 나물과 파김치, 밑반찬으로 가득 찬 시댁 냉장고입니다.



이렇게 친정엄마가 만들어 오신 음식으로 저는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던 추석이었습니다.

(사실인데 수상소감 같음)


그러나 이 이야기의 뒷면에는 음식 장만문제로 엄마와 동생이 말다툼해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는 받기만 한 입장이라 미안할 따름입니다. ㅠㅠ

가족이기에 쉽게 넘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또 가깝기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면 깊게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족 간에도 서로를 위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가족 사이에 서로 얼굴에 점 찍고 복수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ㅎㅎ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왜 나를 아프게만 해~♬ 아내의 유혹 OST.txt)


이상, 시어머니와 친정엄마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던 추석을 보낸 에스델이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전을 만든 동생에게도 무한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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