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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엄마가 아플 때 아들의 반응

by 에스델 ♥ 2016.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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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이들이 둘 다 아파서 신경을 많이 쓴 나머지

아이들이 다 나은 후 저는 천식 증상이 매우 심해졌고

심한 기침으로 인해 밤에 거의 잠을 못 자서 낮엔 좀비 상태였습니다. 

특히, 천명(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과 호흡곤란 증상을 동반한

기침으로 인해 누워있질 못해서 새벽에 혼자 우두커니 

날이 밝을 때까지 앉아서 며칠을 보냈답니다.

주로 기침 증상은 밤에 더 심하지만,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낮에도 기침을 심하게 했는데요.


오늘은 낮에 심하게 기침을 하는 제 모습을 보고 아들이 보인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



벤토린 에보할러 : 천식약입니다.




우리 집 남자 3호인 현이는 제가 기침을 하는 모습을 보더니...

제 뒤에 와서 기침이 멈출 때까지 저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가장 받고 싶은 스킨쉽이라는 백허그(뒤에서 안아주기)를

아들에게 받아본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아들이 안아줘서 그런지 기침이 빨리 멈추더라고요. ㅎㅎ



그리고 우리 집 남자 2호인 준이는 워낙 과묵한 성격이라 집에서 거의 말을 잘 안 하는데~

엄마가 아픈 모습을 보더니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나섰습니다.

아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엄마, 우리 학급은 교실에서 규칙을 어기면 벌칙 뽑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 친구가 벌칙을 뽑았는데 엉덩이로 이름 쓰기였어요."

"이 벌칙은 반 친구들이 부끄럽다고 다들 싫어하는 벌칙인데 이 벌칙에

당첨된 친구가 오늘 3번이나 규칙을 어겨서 엉덩이로 자기 이름을 쓰지 않고~

엉덩이로 '선생님, 사랑해요' 라고 교실 앞에 나와서 쓰게 되었어요.

그 친구가 부끄럽다고 엉덩이로 써야 할 말을 쓰지 않고 가만히 서 있어서...

 반 친구들이 다 같이 박수를 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엉덩이! 엉덩이! 엉덩이!"

(구호 외치는 분위기 아시죠? ㅋㅋ)


친구들의 격한 응원에도 벌칙을 수행해야 할 아이가 반응이 없자

친구들은 한마음으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선생님!" (쉬고)

"사랑해요!" (쉬고)

"엉덩이!" (쉬고)


다 같이 이렇게 외친 후 반 아이들은 모두 빵 터졌습니다.

알고 보면 반 아이들은 벌칙을 수행할 아이가 써야 할 말인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친 건데...

엉덩이까지 붙여서 말하고 나니 웃겼던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다시 구호를 외칠 때는 선생님을 빼고 외치기로 했답니다.

"사랑해요!"

"엉덩이!"


선생님을 빼고 말해도 느낌이...ㅋㅋㅋㅋ


아들이 반에서 웃겼던 이야기를 해줘서 웃다가 기침을 더 많이 했다는 사실은 안 비밀!



엄마가 아프다고 신경을 써주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플 때 가족이 큰 힘이 된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 남자 1호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남자 1호는 제가 기침을 심하게 하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우리 집 환우!!"

(환자인 저를 완곡하게 표현해주는 남편의 센스~ㅎㅎ)

직설적인 남편의 유머에 웃음으로 마무리!!!


이상, 아픈 엄마에게 웃음을 주려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미있게 이야기해 준 아들이 고마운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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