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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서울말 어렵지 않아요?

by 에스델 ♥ 201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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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의 유치원에 학부모 상담을 다녀왔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가끔 현이의 경상도 사투리가 선생님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한번은 급식 시간에 현이가 서울 토박이인 유치원 선생님께 말했습니다.

"선생님! 찌짐 더 주세요!"

 

생전 처음 듣는 '찌짐'이라는 말에 당황한 선생님은 주변에 계시던 다른 선생님께 물었다고 합니다.

"찌짐이 뭔지 아시면 이야기 좀 해주세요!"

"찌짐은 부침개의 경상도 사투리야~ 거기 부침개 더 달라는 이야기니까 현이한테 부침개 더 주면 돼"

라고 경상도 출신의 다른 선생님이 해답을 주어서 다같이 웃었다는 짧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치원 급식 때 나왔던 부침개가 부추 부침개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만약 부추 부침개였다면...현이는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선생님! 정구지 찌짐 더 주세요~!"

 

▲서울 하늘 아래에서 즐거운 시간.

 

올해가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지 딱 8년입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하던 날 동생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언니야~ 준이가 이제 서울 가면 서울 남자 되는 거야?"

"서울말 하면 까리 하잖아~"


그러나 동생의 열열한 기대와는 다르게 경상도 네이티브 스피커인 저와 남편 때문인지~ 

아이들의 서울말은 전혀 늘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울에 오셔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의 경상도 사투리는 심화학습 상태가됩니다.^^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바다를 마주한 현이의 뒷모습.

부제: 현이야~ 고마해라~~ 마이 차줬다 아이가.

 

대한민국 표준어의 정의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입니다.

저도 서울에 살면서 현대 서울말을 쓰고 싶었는데...

서울말의 억양이 참 어렵습니다.

"서울말은 끝말만 올리면 되는 거 모르니~~~!"라는 유행어가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참 어색하다는 함정이...

 

서울 생활 8년 차인 저는 아직도 관공서나 은행에 가면 꼭 이런 말을 듣습니다.

"어머~ 고향이 경상도 신가 봐요~!"

"네. 맞습니다. 맞고요~~~" 

 

최대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말투의 어색함이 드러나면서

저는 서울에 사는 동안 내내 이런 말을 듣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서울에 일주일만 있어도 서울 말투를 쓰던데~저는 왜 이리 어려운 것인지...

그래도 서울 생활을 하면서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있습니다.

바로,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거나~ 시댁인 대구에 내려가면

익숙한 경상도 억양이 아닌 어색하기 짝이 없는 서울 억양이  나온다는 점....ㅋㅋㅋㅋ

 

이상, 자연스러운 현대 서울말로 표준어를 구사하고 싶은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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