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겨울 바다
오늘은 제주의 겨울 바다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제주의 겨울 바다 풍경을 보러 간 곳은
제주의 해안중에서 보통의 바닷가처럼 모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갈이 펼쳐져 있는 유일한 자갈 해안인 알작지입니다.
알작지는 '알 같은 자갈'이란 뜻으로 '작지'는
제주 방언으로 자갈을 말합니다.
알작지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테우해안로 60
지번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내도동 475
▲알작지 해안 풍경입니다.
제가 본 알작지의 첫인상은 "예쁘지는 않구나!" 였습니다.
해안에 자갈이 쌓여있는 부분이 가파르고
바다에서 떠밀려온 쓰레기가 곳곳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갈이 쌓여있는 부분이 가파른 것은 주변에 설치된 인공구조물로 인해
자갈의 유실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란 이유를 알고 나니
개발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해안가로 내려가자 알작지의 첫인상이 달라졌습니다.
모양도 색도 각각 다른 자갈들이 쌓여 있는 모습과
파도가 칠 때마다 자갈이 굴러가는 소리는
마치 바다가 노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알작지의 두 번째 인상은 "파도 소리가 예쁜 곳이구나!" 입니다.
알작지에 있는 외도물길 20리 안내입니다.
외도물길 20리는 전체 8km 구간으로 이루어진 제주시 월대천 일대의 탐방로인데
걸어서 작게는 2시간이 걸리고, 길게는 3시간이 소요되는 길입니다.
이 외도물길 20리의 두 번째 코스가 알작지입니다.또한 알작지는 제주 올레 17코스의 볼거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알작지 안내 글입니다.
안내문이 세워져 있는 곳 옆에 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으로 내려오자마자 현이는 자갈을 만지느라 바빴습니다.^^
현이가 수많은 자갈 중에서 골라낸 자갈은 바로 현무암입니다.
현무암에 있는 구멍이 특히 마음에 든 현이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이 자갈 집에 가져가도 돼요?
"현아~ 여기 있는 자갈은 모두 제주도의 소중한 보물이야.
그래서 이 바닷가에서 자갈을 가지고 나가면 벌을 받아!"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 현이는 얼른 자갈을 내려놓았습니다. ㅎㅎ
제가 아들에게 한 말은 협박이 아니고 실제로 이곳의 자갈은 가져가면 벌을 받습니다.
적발되면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62조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자갈이 예쁘다고 가지고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아셨죠?
자연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나고 아름답습니다.
다양한 모양이 예쁜 알작지의 자갈은 우리의 후손도 볼 수 있도록 잘 보존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준이는 알작지에서 평평한 자갈길을 두고 이렇게 올라가기 힘든
자갈 위를 올라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계속 미끄러지길 반복하다가 결국엔 올라가더군요.ㅎㅎ
현이는 해안가에서 바닷물을 지긋이 바라보았습니다.
언제든 파도가 치면 도망갈 준비를 하면서요.
(일명, 파도야~ 나 잡아봐라. 놀이입니다)
파도가 치면 자갈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서 한동안 가족 모두가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알작지 해안선 끝 부분에서는 이렇게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진
제주의 화산 바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알작지 화산 바위 위에서 낚시꾼도 보았습니다.
알작지가 낚시 포인트라고 하네요.
남편이 수많은 알작지의 자갈 중에서 하트 모양 자갈이라며 저에게 보여준 자갈입니다.
하트 모양 자갈 뒤에서 소심한 하트 모양을 손가락으로 보여주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웃었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알작지에 두고 온 하트 모양의 자갈은
언젠가 다시 이곳에서 또 보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제주의 겨울 바다는 가족 모두에게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이상, 제주도의 유일한 자갈 해안인 알작지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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