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편의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에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하는 남편을 보며 든 생각입니다.
남편과 결혼한 후 지난 10년 동안 시부모님은 남편의 생일에 전화 한 통이 없습니다.
흔한 "미역국 먹었느냐?"는 안부 문자도 없고요.
그러나 며느리인 제 생일은 직접 축하 전화도 해주시고, 해마다 생일선물로 용돈을 주십니다.
결혼한 이후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이 며느리의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시는 시부모님께 무한 감사를 보냅니다.
이렇게 아들 생일은 챙기지 않고, 며느리인 저의 생일만 진심으로 챙기는 이유가 뭘까요?
제가 너무~ 예뻐서~~~~ 아니죠?
저는 시부모님이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며느리에게 잘하면 며느리가 아들에게 더 잘할 것이라는 시부모님의 기대가 그 속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들의 생일은 챙기지 않고 일부러 며느리인 저의 생일만 챙기는 것이겠지요.
시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서 저는 남편의 생일이 되면 남편에게 더 잘하게 됩니다.
진심으로 남편이 태어나 줘서 고맙고, 사랑하고, 시부모님께 감사한 날이기도 합니다.
며느리를 아들보다 더 챙기시는 시부모님을 보며
내가 대접받는 만큼 아들인 남편도 귀하게 대접하라는 뜻을 지혜롭게 표현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아들 생일을 챙기지 않는 게 자랑이냐 하는 생각이 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레프 톨스토이가 한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가 이해하는 모든 것은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한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봐주세요~)
자신의 생일에 "생일은 내가 축하받는 날이 아니라,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이다."라고 말하며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든 생각을 짧게 적어보았습니다.
이상, 남편 생일에 대한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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