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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중학교 가정방문 그날의 이야기

by 에스델 ♥ 2018.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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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에서 1학기 때 담임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속하고 있는 학교의 교육 활동이라고 하더라구요.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에도 하지 않았던 가정 방문을 하겠다고 안내하는 중학교 가정통신문을 받고서

"도대체 왜 가정 방문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처음 드는 생각은 부담감이었습니다. (부담 × 100배)

그래서 집에 사람이 없다고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 다음에 온 가정통신문 마지막 줄에 아래와 같은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집에 계시지 않아도 됩니다. 집에 부재하시는 것을 선생님들은 선호합니다.

-2018 담임교사 가정 방문 안내문 중에서-

 

집에 부재하는 것을 더 선호하신다는데..

그 어떤 변명도 필요 없음이 느껴져서 가정방문에 대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빠르게 전환했습니다.

 

가장 먼저 제가 한 일은 집 안 구석구석 대청소였습니다.

남편은 그렇게까지 청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제 성격상 현관문 앞 바깥의 바닥까지 깨끗하게

닦은 후에야 청소가 완성되었다고 뿌듯해했습니다.

가정방문의 날 아침 남편이 출근하고 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집을 나서는데

현관 앞에 노란 색의 철퍼덕한 비주얼의 뭔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전날 바닥을 닦을 때만 해도 없었던~ 그것!

이사 와서 2년 동안 이 집에서 살면서 한 번도 현관문 앞에서 본 적이 없었던 그것!

"아! 제발 내 눈이 잘못된 것이기를..."

그것의 정체는 저를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일단, 현이를 학교에 잘 데려다주고 돌아와서 즉시 그것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날은 큰아들의 담임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하는 날이었으니까요.

"수많은 나날 중에서 왜 하필 오늘 이것이 집 앞에 있는 것인가?" 절규를 하며..

구리구리한 냄새를 풍기는 그것을 치웠답니다. ㅠㅠ

비닐장갑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그것을 치우고 난 후 남편에게 오전에 있었던 일을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저를 위로하는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착한 일을 했으니 복을 받을 거라는 진부한 문자였어요.

 

처음에 치울 때는 너무너무 화가 났는데 다 치우고 나니 이성이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나 급했으면 남의 집 현관 앞에 이렇게 했을까?"

사실 덩어리 상태였으면 치우기가 쉬웠을 텐데~ 그런 상태가 아니었기에..

이름모를 그분의 장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가정 방문의 날 나를 힘들게 했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이제 가정방문을 앞두고 제가 고민한 문제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1. 담임선생님 간식을 준비해야 하나?

- 이 문제는 일체의 접대를 사양한다(김영란법 유의)는 내용이 가정 방문 안내문에 있어서 저는 간식을 1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가정 방문하셔서 집에 10분 이내의 시간만 머물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2. 가정 방문을 해서 무엇을 살펴보시나?

-집을 꼼꼼히 살펴보러 오시는 게 아니고 아이가 잠자는 방과 공부방만 보신답니다.

그러니 저처럼 대청소까지는 하실 필요가 없고 아이 방 또는 공부방만 청소하시면 됩니다.

 

3. 담임 선생님과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나?

-학교에서의 아이 생활 또는 교우 관계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받은 시력 검사 결과에서 아들의 시력이 더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정 방문을 하는 이유는 담임 교사가 학생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생활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을 가정 방문을 통해 알게 되고,

이를 통해 학생과 선생님과의 신뢰가 구축되어 아이들의 생활지도와 학습지도, 진로지도, 진학지도에

도움을 줄 수 있기에 학교측 에서는 힘들지만  매해 가정방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부모 입장에서는 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통해 아이에게 편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솔직히 그래서 저는 가정방문이 부담스럽게 여겨졌답니다.

학교에서 하겠다는 가정 방문을 제가 말릴 수는 없지만,

혹시 저와 같이 가정 방문을 앞두고 부담스럽거나 간식 준비에 대한 고민이 있는 에게 이글이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저처럼 그것(!)을 담임 선생님보다 먼저 볼 확률은 없으니까요.ㅋㅋ

 

이상, 우리 모두의 장 건강을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운수 좋은 날(?) 중학교 가정 방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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