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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다섯 살 아들의 지상 최대의 욕

by 에스델 ♥ 201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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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괌 여행 이야기를 이어서 쓰려다가~

 둘째 아들 현이가 저에게 던진 분노의 한마디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현이가  놀다가 호기심 때문인지 제가 잠시 집안일을 하는 동안에

 다양한 색상의 색모래와 반짝이 가루를 온 방바닥에 골고루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분히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현이가 만들어낸 색모래와 반짝이 가루 살포현장 모습에 저는 화가 잔뜩 났습니다.

그래서 현이에게 야단을 쳤습니다.

 

"현이야~ 이게 뭐야?"

"반짝이 가루는 이렇게 방바닥에 뿌리면 안돼!!!"

"다음부터 이렇게 하면 엄마가 도깨비한테 전화할꺼야!"

 

사랑하는 아들 현이에게 야단을 치면서 도깨비에게 전화를 하겠다고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이는 사랑의 매를 맞아야 할 경우가 생길때 반응이 특이합니다.

제가 한대 때리면 현이도 엄마인 저를 한대 때리는 참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아들이랍니다.

이런 거침없는 성격의 현이가 무서워하는 딱 한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도깨비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랍니다.

 

도깨비가 어떻게 전화를 걸어오냐구요?

바로 도깨비 전화 어플을 스마트폰에 다운 받으면 도깨비가 진짜 전화를 합니다.

큰 아이는 나이가 좀 들었다고~~~ 이제 이런 어플에 속지 않지만...

둘째인 현이에겐 공포의 대상입니다.

 

메인 화면에서 상황에 맞는 메뉴를 누르면 도깨비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띠리링~~~ 띠리링~~~" 전화벨 소리가 들리면 응답 버튼 이나 거절 버튼을 선택하면 됩니다.

 

보통 현이는 도깨비의 뒷모습이 화면에 보이며~~ 

전화 벨소리만 울려도 기겁을 하기때문에 아직까지 도깨비와 직접 통화를 한적은 없습니다....ㅋㅋ

 

제가 시험삼아 통화를 해보니...

도깨비가 시간차를 두고 천천히 말을 합니다.

 

여러가지 상황중에서 말을 잘 안 들을때.에 통화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은 말을 도깨비가 말합니다.

" 여보세요! 지옥 도깨비 입니다."

"또 말을 안듣습니까?"

"이것 참 힘드시겠습니다."

"집으로 찾아갈까요?"

"이놈! 말을 안들으면 아주 뜨거운 냄비에 삶아 먹을테다."

...................

 

도깨비 전화 어플을 실행해서 듣게 된 말중에 " 말을 안들으면 아주 뜨거운 냄비에 삶아 먹을테다."라는 말은

아이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엔 좋을지 몰라도~

교육적인 관점에선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현이가 도깨비 전화의 화면만 보고 무서워해서 참 다행입니다.

이런 말을 안들어도 되니까요.

 

도깨비가 말하면서 점점 고개를 돌리는 부분은 저도 쬐끔 무서웠습니다....ㅎㅎ

마지막 도깨비의 말은 "집으로 찾아갈꺼야!" 입니다.

 

말을 안들으면 집으로 찾아온다는 무서운 지옥 도깨비가 있어서

그나마 세상에 두려울것이 없었던 현이는 엄마 말을 아주 조금은 잘 듣게 되었답니다.

 

도깨비 전화 어플 이야기는 여기까지하고 다시 야단맞던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현이에게 잔소리를 잔뜩 늘어놓던 저에게 얼굴에 분노를 가득담고

 딱 한 마디를 던지고는 방문을 쾅~~~!!!! 소리 나게 닫으며 나갔습니다.

 

저에게 뭐라고 했을까요?

 

이 말을 하던 현이의 분위기는 지상 최대의 욕을 하는 분위기였답니다.

 

"엄마! 행복하게 살. 아. !!!!!!!"

  

잠시 황당한 시간을 보낸 저는 배를 잡고 웃었답니다.

"하하하~~~!!"

무시무시한 욕을 하는 분위기로 방문을 닫으며 나간 현이의 한마디~

"행복하게 살아!!!" 는 생각할 수록 웃음이 나더라구요.

 

제가 화를 내지 않고 닫혀진 방안에서 마구 웃자~~

현이가 분위기를 살피느라 문을 살포시 열어보는 순간을 포착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들이 "행복하게 살아!"라고 말하는 순간을 찍었어야 했는데...

 

엄마가 웃음을 그치지 않자, 따라 웃던 귀여운 아들입니다.

우리 둘 다 좀전에 마구 화를 냈던 사람들이 맞는지....ㅋㅋ

 

아들이 가장 화가 났을때 저에게 던진 한마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나중에 남편이랑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저도 남편에게  이 한마디를 던져야겠습니다.

 

"행복하게 살아!"

 

이상, 욕도 철학적으로 하는 아들때문에 많이 웃었던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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