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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일상에서 한 거짓말이 주는 교훈

by 에스델 ♥ 201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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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7월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비운 동안도 궁금해 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이웃분들이 계셔서 참 행복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동안 포스팅을 쉬었던 이유는...

아이들이 다양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해서 병원을 다니느라~

제가 지쳐버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둘째 현이의 충치치료때문에 치과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치아가 약하게 태어난 현이는 충치때문에 늘 고생합니다.

바로 어제도 현이는 충치 치료를 위해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지난주에도 충치 치료를 받았던 현이에게~

저는 도저히 치과에 치료를 받으러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현이는 치과 치료에 대해 과도한 공포증이 있어서...

치과 현관에만 들어서도 바로 아래 사진처럼 땅바닥을 침대삼아 뒹굴거리며 누워버립니다.

 지난번 치과진료때에도 치과 현관 입구 바닥에 큰 대자로 누워서 대성통곡을 하는 바람에 정말 힘들게

현이를 끌어 안고 진료실에 들어가야했습니다.

(아이가 치과치료를 거부하며 초인적으로 버티는 힘은 정말 놀랍습니다.

마치 바닥에 자석이 있는듯...

바닥과 일체가 되어 떨어지지 않는 현이랍니다.)

 

그래서 소아치과 로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입장을 했습니다.

 

지난주에 그런일을 겪고 도저히 솔직하게 치과진료를 또 받으러 간다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현이에게 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현이야~ 오늘 엄마가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야하는데..."

"현이가 엄마병원에 따라가자!"

"응... 그런데 어느 병원에 가는거예요?"

 

절대 치과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저는

"그냥 가보면 알게 된단다~!" 라고 상냥하게 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치과 병원에 점점 가까워 지자 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 병원에 가는 길이 내가 가는 치과 병원이랑 똑같아요!"

아들의 이말에 저는 속이 뜨끔했습니다.

"그래... 정말 똑같구나...ㅎㅎ"

(땀 삐질....)

"엄마! 현이 치과병원에 가는거 정말 아니지요?"

"엄마가 거짓말하면 유치원 선생님한테 다 일러줄꺼예요."

"그리고 거짓말하면 엄마 코가 길어져요!"

 

 집에서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면 제가  코가 길어진다고 말해주곤 하는데...

바로 이말을 현이가 기억하고 저에게 심각하게 말한것입니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의하면...거짓말을 하면 코와 눈안쪽 근육의 온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굴에 혈액이 이 쪽으로 몰리게 되고, 그때문에 긴장감이 생기게 되는데~

이때 무의식적으로 코를 만지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 순간에 겨우 1~2mm 정도 동화속 피노키오처럼

코가 커지기도 합니다. 이를 피노키오 효과라고 합니다.

 

 

현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치과 현관앞에 도착했습니다.

"엄마! 우와~정말 내가 가는 치과 병원하고 똑같아요!"

"엄마도 여기서 진료 받아요?"

"그래!"

 

아들과 두손을 꼭 잡고 예약확인을 한후 진료실에 들어갔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간 순간에 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신기해요~ 내가 진료 받는 의사선생님이랑 똑같아요~!"

당연히 엄마가 진료를 받을 꺼라 생각했던 아들의 한마디 였습니다.

 

그 순간이 지나고 바로 현이는 진료를 받기 위해 의자위에 눕혀졌습니다.

아들의 황당한 눈빛이 저를 쏘아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엄마~ 나 진료 아닌데.... 우앙~~~~앙~~~"

절대 자신의 진료가 아니라고 철썩같이 믿고 따라왔는데...

엄마의 배신에 아들은 폭풍 눈물을 흘리며 괴성을 질렀습니다.

 

치과 의사선생님도 순순히 진료실에 들어온 아들을 보고 아주 신기해 하셨는데~

엄마한테 속아서 들어왔다는 이야기에 진료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답니다.

 

아들의 처절한 울음속에서 그렇게 충치치료가 끝났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가 거짓말해서 이제 엄마코가 길어질텐데... 어떻게 할꺼예요?"

 

"음... 우리 현이가 엄마가 거짓말한거 용서해주면~ 엄마 코가 길어지지 않는단다."

"용서해 줄꺼니?" 

 

"엄마! 현이가 용서해 줄께요! 엄마 코가 길어지는건 싫으니까요..."

"그런데 엄마코가 길어지면 잘라야 되나?" 하는

현이의 혼잣말에 엄청 웃었답니다......ㅎㅎ

 

 

아이가 치과에 가지 않으려고 해서 부득이하게 저는 거짓말쟁이 엄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방법은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현이가 진료실 의자에 눕혀지던 순간에 저를 보던 눈빛때문입니다.

아이가 순순히 치과에 가게 하기 위한 방법이긴 했지만...

아이에게 더 충격을 준 것같아서 깊이 반성중입니다.

 

 

2012년 8월 31일 스펀지 방송에서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조지워싱턴과 체리나무 이야기"를 읽어 주어라! 는 방송이었습니다.

보통 거짓말에 대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피노키오나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대표적이지만...

이 두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거짓말을 하면 벌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고 벌을 받게 될까 두려운 마음에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조지워싱턴과 체리나무 이야기"는 아버지의 소중한 체리 나무를

실수로 베어버린 조지워싱턴이 거짓말을 하지않고...

솔직하게 아버지에게 잘못을 말함으로써~

아버지로부터 " 내가 오늘 나무 한그루를 잃었지만, 정직한 아들을 얻었구나!" 라는 칭찬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때 거짓말을 바로잡는 방법과

그러한 행동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 입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은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가져옵니다.

 

 

어떤 일이든 솔직할때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으며...

이상, 아이에게 거짓말을 했지만... 용서를 받아서 코가 길어지지 않은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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