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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들의 글

by 에스델 ♥ 2016.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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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오늘부터 일주일간 천국이에요."

"왜?"

"일주일간 학교 숙제가 없거든요."

해맑게 웃으면서 학교숙제가 없어서 좋다는 아들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준아, 그런데 학교 숙제가 왜 일주일간 없는 거니?"

 

"이번 주에 글쓰기 주제가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었는데요.

반 친구 중 한 명이 숙제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적어서

담임 선생님이 그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며

일주일간 숙제를 내지 않기로 했어요."

 

5학년이 되자 아들은 매일 쓰던 일기 대신에 하루에 한 번씩정해진 주제로 글쓰기를 하는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 후 일주일간 아들은 숙제 없는 즐거운 생활을 하는 중입니다. ㅎㅎ

 

그동안 아들이 글쓰기 한 숙제를 보여주지 않아서 어떤 글을 썼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마침 학급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아들의 글이 실려있더라구요.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아들이 쓴 글입니다.


천천히 읽어보시면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선생님 걱정과 학교 걱정이 귀엽거든요. ^^

특히, "학교 망하지 않게" 부분에서 저는 빵 터졌답니다.

학급 신문에 실린 아들의 두 번째 글

제목 :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
오늘 도덕 수업 주제가 '세상의 쓸모있는 사람'이었다.
이번 수업의 가장 중요한 낱말은 "쓸모 있다" 인데, 
쓸모 있는 사람이란 타인을 도와주고 가르쳐줘서 함께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사람의 관심, 사랑, 칭찬을 받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받고 싶지 않다면 최싸패)
살기 위해 필요한 3가지 조건은 건강, 지성, 인성인데 20~25세가 되면 사회로부터 평가를 받게 된다. 
평가는 취업(돈/월급), 명예, 권력 등...
만약 지성이 90점 인성이 10점이라면 이기적/지능범이 될 확률이 높고 반대로 지성이 10점 인성이 90점이라면 그냥 바보.
어쨌든 결론은 높은 도덕성을 가진 사람은 타인에게도 높은 도덕성을 요구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고 나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한 사람이 되자.

아들이 마지막에 쓴 문장이 참 마음에 듭니다.

아들이 쓴 글대로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한 사람이 되길 바라며...

참고로 글을 읽다가 괄호 안에 있는 최싸패라는 말을 몰라서 아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좋은 말이 아니라서 가르쳐줄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ㅠㅠ

 

그래서 검색했습니다.

최싸패라는 말은 검색이 안 되더군요.

그러나 싸패는 검색이 되었습니다.

싸패는 싸이코패스의 줄임말입니다. 

그래서 알게된 최싸패의 뜻은 최고 싸이코패스라는 말이었습니다. ㅋㅋ

 

이상, 그동안 글쓰기는 질색이라던 아들의 글을 학급 신문으로 볼 수 있어서 기쁜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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