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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엄마가 '인마'가 된 사연

by 에스델 ♥ 201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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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아이들이 매일 저녁이 되면 샤워를 합니다.

첫째 아들인 준이는 혼자서도 잘 씻고 목욕을 좋아하지만...

둘째 현이는 목욕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둘째를 샤워 시킬 때는 무척 힘이 듭니다.

 

현이를 목욕시킬 때 아주~~ 약간 차가운 물이 나오자 현이는 차갑다고 펄쩍 뛰며 짜증을 냈고,

곧이어 다시 미묘한 온도차이로 뜨거운 물이 나오자 뜨겁다고 펄쩍 뛰며 저에게 짜증을 부렸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데 아들이 짜증까지 부리자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ㅠㅠ

 

"현아~ 샤워기 물 온도는 약간씩 차이가 생기는 거고, 지금 엄마가 물을 만져보니~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인데..."

"짜증 부리면 안 돼~~~"

"얼른 목욕을 끝내자!"

 

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원래 목욕을 안 좋아하기에~

아들이 내는 짜증의 강도가 점점 높아졌습니다. 


원래 짜증을 내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같이 있는 사람도 짜증이 나는 법!!!!!

 

몸부림을 치는 아들에게 저는 딱 한마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임마!!!!!"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임마"라는 소리를 들은 아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임마'가 무슨 뜻이에요?"

 

 

"................."

 

갑자기 물어온 아들의 질문에 저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냥 그런 말이 있어!"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엄마가 뜻을 말해주지 않으니~ 이제 앞으로 엄마를 '임마'라고 불러야겠어요!"

그리고 아들은 당당하게 저를 불렀습니다.

"임마!"

아들에게 "임마!"라는 소리를 들으니 멘탈이 붕괴되면서~ 어쩌자고 나는 저런 말을 했나~~ 싶기도 하고...

 사실 내 입에서 "임마!" 라는 소리는 이 순간 처음 나온 말이었습니다.

(저는 딸만 셋 있는 집에서 정말 곱게 자랐는데~아들 둘을 키우면서 깡패가 되었습니다.ㅠㅠ)

그 처음 나온 말 한마디가 아들한테 딱 걸린 겁니다.

 

★ 원래 '임마"는 '이놈아!'가 줄어든 말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상대방을 얕잡아 부르는 경상도 말(주로 남자가 사용함) 이기도 하고요.

"인마"가 바른말입니다.

 

▲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현이입니다.

 

이러다 아들에게 엄마가 아니라 계속 "임마"로 불리겠다 싶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아들에게 "임마"의 말뜻을 찬찬히 설명해주고 바른말이 아니어서 사용하면 

안.된.다. 고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른말이 아닌 말을 현이에게 사용해서 정말 미안하다는 정중한 사과도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씨익~ 웃으며 말했습니다.

"엄마! 앞으로 현이한테 나쁜 말은 하지 마세요!" 

"응~~~ 알았어~~~~" 

저는 아들의 말에 적극적으로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저처럼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당하게 됩니다.

바르고 고운 말만 사용하자며 아들과 저는 새끼손가락을 걸어 꼭꼭 약속하고 훈훈한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상, 말은 한번 쏟아 놓으면 다시 주워담을 수 없기에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6살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처절하게 깨우친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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