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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립서비스에 대한 남편의 결정적 한마디

by 에스델 ♥ 201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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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 동네 커피전문점에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러 준이와 함께 갔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분이 저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이렇게 큰아들이 있었어요? 아가씨인 줄 알았는데..."

이 말을 들은 저는 기분이 아주 좋아져서 "감사합니다." 

호호호~~~했습니다.^^

굿잡

그리고 그날 저녁에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저 오늘 이런 이야기 들었어요~~~ ㅎㅎ"

이 말을 들은 남편은 "그거 립서비스야!" 라고 저에게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립서비스(lip Service)는 그럴싸한 말로 비위를 살살 맞추는 일을 말합니다. 

우리말로 순화하면 말치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치레의 뜻은 실속 없이 말로만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일을 뜻하지만,

쉽게 풀어서 말하면 듣기 좋은 소리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일을 말합니다.



저는 뭔가 카페 직원의 말에 호응하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이게 뭘까요?

멘탈이 붕괴되는 말 한마디

"그거 립서비스야!" 라는 말이 머릿속에 계속 둥둥 떠다녔습니다.


남편이 호응해주지 않아서 조금 섭섭했지만 그렇게 이 일은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동네분식점에 분식을 사러 혼자 갔습니다.

분식점 아주머니가 저에게 "아가씨~~!"라고 불러주셔서 

혼자 감격의 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남편에게 자랑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소심한 저는 지난번 립서비스사건을 잊지 않았고,

다시 한 번 남편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오늘 아가씨라고 불렸다고 말했습니다.


조용히 저의 말을 듣던 남편이 말했습니다.

"립서비스라니까....."

헉


그냥 좀 인정해주지~~~~ㅠㅠ


끝내 인정받겠다는 각오로 비록 뒷모습이지만 

어떤 분이 "학생"이라고도 불렀다고 다시 한 번 말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의 결정적 한마디!!!

"우리 동네에 노인대학 있잖아. 거기 학생인 줄 알았나 보네!"

이 말을 들은 저의 반응은 유체이탈 일보 직전! 내가 웃는 게~~ 웃는 게~~아니야~~~였습니다.



내가 어렸을 적엔 "어른스럽다."는 말이 듣기 좋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예쁘다."는 말이 듣기 좋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려 보인다." 또는 "아가씨 같다."는 말 한마디에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남편은 립서비스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듣게 되는 기분 좋은 말들은 세상살이에 기쁨을 주는 양념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남편의 립서비스를 너무나 듣고 싶어하는 에스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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